금강제화, 구두 벗고 플랫폼서 활로 찾나

입력 2022-01-03 17:05   수정 2022-01-11 15:05


‘갤럭시 양복에 금강제화 구두 그리고 에쿠스.’

2003년까지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들이 가장 선호하는 3대 브랜드에는 항상 금강제화가 자리했다. 금강제화는 1990년대까지 명절을 앞두고 서울 명동점에서만 하루 3000켤레(5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하지만 2012년 3715억원까지 치솟았던 매출은 지난해 106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14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오너 3세인 김정훈 대표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폐합하고 온라인 플랫폼과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면 재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프라인에서 신발 팔아선 생존 어렵다”
금강제화는 2020년부터 오프라인 구두·운동화 시장 철수에 나섰다. 한때 명소로 꼽히던 명동의 금강제화·랜드로바 매장은 통합했다. 구두와 운동화를 한데서 파는 편집숍 ‘레스모아’도 2020년까지 전부 정리했다. 레스모아는 명동을 비롯해 전국에 40여 개 매장을 운영하던 2위 신발 편집숍이었으나 나이키로부터 운동화 공급이 끊기자 15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접었다.

지난 3년에 걸쳐 백화점에 따로 입점했던 금강제화와 랜드로버 매장을 합치거나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양산업인 구두의 생산량도 대폭 줄이고 재고 관리 중심으로 전환했다. 계열사 카메오의 중저가 신발 유통사업 ‘제니아’도 접었다. 대형마트와 아울렛 97곳에 입점했던 제니아는 한때 연매출 500억원대 규모를 자랑했다.

신발 자체브랜드(PB) ‘포니’, 홈쇼핑에서 판매했던 의류 브랜드 ‘스프리스’ 사업도 중단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운동화 시장이 커지고 구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 2~3년간 구두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를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그 대신 온라인 구매자에겐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무료로 교환해주는 등 온라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애플 대리점…사업 다각화
금강제화 의존도가 절대적이던 금화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OCO’를 운영하는 비제바노, 애플 공식 매장 ‘프리스비’가 주력인 갈라인터내셔날을 강화하는 사업군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자체 보유한 부동산을 적극 활용해 전국 20곳에서 애플 공식 매장인 프리스비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스비가 들어선 명동과 부산 서면의 금강제화빌딩 등은 금강제화가 소유한 부동산이다.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덕분에 프리스비를 운영하는 갈라인터내셔날은 계열사 중 매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년 대비 494억원(36%) 늘어난 18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금강제화는 1970~1980년대부터 서울 알짜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다”며 “이들 건물을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 강화를 위해 2019년 문을 연 온라인 편집숍 OCO는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부터 의류와 가방, 신발, 액세서리, 생활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 수는 2020년 400여 개에서 올해 1200여 개로 늘어났다. 1년 거래액은 200억원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구두는 생산과 유통망을 줄여 효율화하고 온라인숍과 프리스비 운영으로 기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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